본문 바로가기

등산

관악산 눈길 산행 - 암릉, 절벽을 피하는 안전한 코스

지난 금요일 이번 겨울들어 처음으로 눈다운 눈이 내렸다. 집안에 가만히 누워있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기회! 간단하게 짐을 싸고 가까운 관악산으로 향한다.

관악산은 멀리서 봤을때 좀 밋밋해 보여서 발걸음이 잘 안 가고, 주로 북한산만 다녔었는데 의외로 속으로 들어가보면 매우 매력적이면서 다양한 산이다.

오늘은 이미 시간도 늦었고 (오후 2시 산행 시작), 눈도 많이 쌓여서 짧고 안전한 코스로 가기로 했다. 

전체 코스는 건설환경종합연구소-연주암-연주대전망대-관악산정상-관악사지-교수회관입구. 서울에서 올랐을때 거리가 짧으면서도 가장 안전한 코스로 진행한다.

뾰족뾰족 날카로운 암릉 위를 지나가는 코스와 로프에 의지해 절벽을 오르는 난코스를 우회하는 초보자용 코스이다.
서울 안에 있는 그냥 조금 높은 산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는 등산객은 절벽 로프코스를 만나면 기겁하기 일쑤이다.

특히 그 위험해보이는 절벽에 여러 사람이 다닥다닥 메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미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 등산을 시작하자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쌓인 눈이 녹지는 않았지만 워낙 눈길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는지 아이젠과 흙으로 길이 다져져 있어 미끄럽지는 않았다.
올라가는 길에는 아이젠 없이 편하게 등산을 했다.


계곡을 따라 쭈욱 올라가는 길이라 계곡 사이로 시야가 좋다. 계곡위로 관악산 정상과 축구공 레이더가 보인다. 

계곡물이 얼어있어 계곡을 건너는 경우에는 특히 미끄러움을 주의해야한다.
빙판에 눈이 덮여있어 눈 밑에 빙판이 있는지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어느 순간 폭포가 얼어 빙벽 슬로프를 만들어 놓았다.





눈이 너무 하얗고 고운 느낌이라 꼬마눈사람을 만들어 보았다. 낙엽으로 모자를 씌우니 훨씬 그럴듯한 느낌 ㅋ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눈이 잘 뭉치지 않는 파우더눈이다.


오르막 중간 지점 이후로 펑펑 내리는 눈


계속해서 시야에 들어오는 축구공 레이다


깔닥고개의 마지막 부분을 데크계단으로 되어있고 계단을 올라 왼쪽 완만한 오르막 방향이 축구공/관악산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계단을 올라 다시 정면 방향의 내리막 계단으로 내려가면 연주암이 나온다. 


깔닥고개 정상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보이는 경치이다.
날씨가 좋으면 축구공과 관악산 정상, 연주대 암좌가 어우려져 멋진 경치를 보인다. 

사진에서 보이는 능선의 제일 윗부분을 밟아가며 축구공으로 나아가야한다.
눈길이라 위험도가 높아 연주암 방향으로 우회하기로 결정했다.


연주암에 내려야 휴식을 취하며 커피 한잔을 마신다.


연주대 전망대의 모습. 여러개의 기둥이 모여 암좌를 받히고 있다.
날씨가 좋아도 멋지지만 눈이 오고 흐려서 마치 동양의 엘사의성과 같은 느낌


축구공 기상레이더는 아름다운 경치를 망치는 흉물스러운 모습이지만, 관악산에서 없어지면 아쉬울거 같기도 하다. 
이미 관악산의 상징이 된 듯한 느낌이다.


드디어 관악산 정상!! 평소라면 정상석 주변에 등산객 수십명은 앉아 있을텐데, 오늘은 정상을 혼자 독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런 날이 또 올런지 모르겠다. ㅋㅋ 


하산길도 안전을 위해 절벽 로프 구간을 우회해간다.
관악산 정상에서 다시 연주대전망대-연주암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왼쪽 사당전철역 방향 계단으로 내려가면 된다.

계단진입 후 5분정도 내려가면 데크형 계단이 끝나는 장소에 두 동의 관악사지 절터가 나란히 보인다.
돌 계단으로 계속 내려가지 말고 아래쪽(두번째)
 절터에서 좌회전하여 절터를 가로질러 지나가면 사당전철역 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절터를 지나 1분 이내에 약수터가 나오게 된다.


사당역으로 하산하기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서울대 방향 계곡길을 따라 하산하였다.
하산길은 험하지 않지만 빙판으로 된 계곡을 수시로 지나야 하므로 미끄러움에 주의하며 하산해야한다. 

계곡물이 얼어 빙판이 된 눈밭에 누워 천사 만든며 눈길 산행의 소소한 재미를 느낀다.